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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제주도

제주 한라수목원, 수목원길 야시장_광이오름 산책하기

by Å▒ 2021. 1. 17.

제주 한라수목원

  • 이용시간: 9시~ 17시, 설날/ 추석 당일 휴관         
  • 입장료: 무료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수목원길 72

  • 주차료: 하단 표 참고

 

 

친구들을 먼저 서울로 보내고 혼자 2일 정도 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 정도 제주시 연동에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살았는데,

뚜벅이라서 멀리 나가진 못하고 제주공항 근처 바다만 부수고 다녔다.

 

더는 갈 곳이 없어서 제주공항 근처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제주 한라수목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입장료도 무료인 데다가 숙소에서 걸어갈만한 거리라서 산책 겸 혼자 가게 되었다.

 

 

뚜벅이라고 카카오 맵 녀석이 샛길 같은 곳으로 안내해줬다.

인적이 드물어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대낮이라 햇살도 가득해서 혼자 조용히 힐링하며 올라갈 수 있었다. 

 

한라수목원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경사를 꽤 올라가야 했다.

11월의 제주도는 경량 패딩만 입어도 충분했는데, 한라수목원에 도착했을 때는 더워서 긴팔 하나만 입었다.

 

 

한라수목원을 알리는 비석이 있다.

무료입장이라서 딱히 매표소는 없다.

나는 혼자 걸어오느라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았다.

다들 차 가지고 와서 주차장에 주차했나 보다.

 

 

수목원 안내도인데, 다음과 같이 주차장이 꽤나 넓게 조성되어있다.

(참고로 주차장 근처에는 카페와 식당도 있다.)

생각보다 수목원이 방대한 편이고, 식재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안내도 위쪽을 보면 광이오름이라고 있는데, 산책하기 무리 없어서 나도 올라가 봤다. 

 

관광객들은 주로 중년층 위주였다. 

우리 부모님도 나무를 그렇게 좋아하시니까...

그리고 산책 및 운동을 하러 나온 제주도민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제주도에서 나는 항상 주황색(감귤)을 보면 달려갔고,

자줏빛의 분홍색(동백)이 보이면 뛰어간다.

동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향이기도 하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찾아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길가다 우연히 몇 그루의 동백나무만 봐도 기분이 좋다.

 

 

내가 갔을 때는 아직 11월이었는데 동백이 떨어져 있어서 놀랐다.

12월부터 시작해 다음 해 4월까지 피는 줄 알았는데,

제주도는 따뜻해서 11월에서 2월까지 핀다고 한다. 

 

내 꿈 중 하나가 눈 내린 동백꽃 길을 걸어보는 거다.

 

 

매우 큰 글씨로 '나무 목'이 쓰여있다.

누가 봐도 수목원 조형물이다.

 

 

생각보다 넓어서 여기저기 다니다가 힘들어서 벤치에 앉았다.

이건 벤치에 앉아 연못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인 것 같다.

 

그냥 그때의 조용한 수목원 분위기와 평화로운 햇살, 그리고 새 울음소리가 그립다.

혼자 여행을 가면 이런 별거 아닌 순간들이 더 소중하고 섬세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다면 친구들과 여행을 가도 하루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광이오름의 정상에서 노을까지 보고 올 생각으로 발을 내디뎠다.

제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는 말에 기대를 한껏 안고 올라갔다.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개인데 어느 곳으로 가도 정상으로 향하니 그냥 올라가도 된다.

 

 

중간에 오름을 둘러서 가는 길도 나타났는데, 

주변에 핀 노란색 들꽃들이 예뻤다.

 

 

털머위 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다.

개화시기는 가을이고 주로 물 빠짐이 좋은 제주도, 남해 그리고 울릉도에서 서식한다고 한다.

 

 

정상에 올라 한라산 방향을 바라봤다.

중산간 지방 쪽은 구름이 껴서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흐릿하게나마 한라산이 보였다.

 

 

정상에는 동네 뒷산처럼 정자가 놓여있다.

대부분 근처 주민들이 혼자 또는 가족단위로 운동을 하러 온 것 같았다.

하긴 한라수목원이 힘겹게 연차 쓰고 몇 박 며칠 와서 보고 올만한 관광지는 아니니까... 

 

 

제주 시내와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계속 타임랩스를 찍었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자주 타임랩스를 켜 둔 채로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풍경을 보면서 멍 때린다.

몇 분이고 몇 시간이고 멍 때렸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꽤 앉아있다가 해가 지면 추워질 것 같고, 벌레도 많아서 노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꽤 큰 규모의 대나무 숲이 있었다.

대나무가 엄청 굵은데, 굵기를 가늠해보려고 내손을 옆에서 비교해봤다.

나름 손이 큰 편인데도 턱 없이 모자랐다. 

이걸로 죽통밥을 하면 최소 3인분이다.

(참고로 대나무는 손으로 만지면 안 되고 굵기를 대 보고 싶으면 저처럼 매너손 하세요!)

 

이렇게 굵은 대나무 숲은 처음이라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대나무 숲이 갖고 있는 녹색과 햇빛은 낯설지만 좋았다. 

 

 

대나무 숲을 나오면 아름다운 조경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일본과 중국과 다르게 한국 조경의 특징은 사진 속 바위와 같은 자연스러움이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자연스러움이 정말 좋다.

 

제주 한라수목원은 동백나무, 대나무 숲 등 여러 종류의 식물을 소규모로 다양하게 군집시켜놨다.

원래 수목원의 사전적 정의가 "많은 식물종을 수집하여 재배하면서 식물학 상의 연구재료로 활용함과 동시에 일반에게 공개하는 장소"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식물 테마파크가 아닐까? 

수목원이 조금은 인공적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국가에서 만드는 수목원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특히 사설에서 만드는 (입장료를 많이 받는) 수목원은 더 인공적이고 국적불명의 조경의 짬뽕 같다.

 

 

저 뜬금없는 일본 느낌의 빨간 다리는 '클로드 모네'의 흰색 수련 연못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클로드 모네는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담은 인상주의 화가로 유명하다.

'모네의 다리 그림'이라 하면 모두 기억할 것이다.

 

프랑스 지베르니에 살면서 그렸던 그림이라고 하는데, 내 예상대로 모네의 그림 속 다리도 일본식이라고 한다.

1899년 작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유럽의 사회 및 미술계에도 일본문화가 많이 확산됐던 시기라서 납득이 간다.

파리에 여행 갔을 때 프랑스가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아마 이때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아... 또 다리 하나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나중에 관련 내용은 더 정리해 봐야지.

어쨌든 여행을 하다 보면 자유분방한 내 의식의 흐름이 더 확장되어서 좋다.

 

 

그리고 한라수목원에는 딱히 울타리를 치지 않고 노루를 기르고 있다. 

사실 노루, 사슴, 고라니의 차이는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노루라고 하니까 노루인 걸로 하자.

나에게는 다 똑같은 밤비인걸.

울타리가 없어도 사람들이 알아서 거리를 두고 사진을 찍는다. 다행이다.

 

 

한라수목원을 나가려는 길에 동백꽃이 아름답게 떨어져 있었다.

저 뒤에까지 갈 힘도 없었고, 아마 못 가는 길인 것 같았다.

 

 

제주도 수목원길 야시장

  • 이용시간: 18시~22시 (동절기), 18시~23시 (하절기)     
  • 주소: 제주 제주시 은수길 6

 

한라수목원 주차장을 지나 조금 내려오다 보면 수목원 테마파크라는 곳이 있다.

그 근처에는 대형 식당이 밀집한 곳들도 있는데, 그 옆이 바로 수목원길 야시장이다.

수목원 테마파크 일대는 제법 규모가 있는 관광지 느낌이다. 

이런 곳은 수학여행 때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다.

 

 

아마 한라수목원이랑 직접적인 관계없는 것 같고 수목원 근처라서 이름이 이런 것 같다.

 

 

수목원길 야시장은 수목원 테마파크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푸드트럭이 엄청 많았다.

나는 4~5시쯤 지나가는 길에 들린 거라서 6시에 개장하는 것은 못 봤다.

다른 후기들 보니까 문을 안여는 푸드트럭도 꽤 있다고 한다.

 

 

동절기라서 사람들이 더 안 오는 이유도 있고, 코로나인 탓도 있는 듯하다.

앉아서 먹을 자리가 많은 걸 보니까 성수기 때는 방문객이 많나 보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져서 서울의 한강 밤도깨비 야시장도 빨리 열었으면 좋겠다.

 

 

나무 중간에 이렇게 사진 찍기 좋은 소품들도 있어서, 

밤이 되어 전구에 불도 들어오면 예쁠 것 같다.

여름에 맥주랑 꼬치 먹으면 딱일 듯~

 

 

도라에몽에 나오는 어디로든 문 같은 문도 있어서, 사라지는 척 영상도 찍었다.

사람들 오기 전이라서 혼자 재밌게 놀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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