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카페 겸 책방 윈드스톤 (wind stone)_ 비 오는 날 가면 더 좋은 곳
오후에는 친구들이 제주도를 떠나기 때문에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카페를 찾아봤다.
이번 여행 중 마지막 일정이기 때문에 공간이 괜찮은 카페 위주로 검색했으며,
코로나가 심해지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너무 인스타에서 핫한 곳은 피하고 싶었다.
적당히 조용할 수 있으며 야외 공간이 있는 곳을 찾던 중에 윈드 스톤을 발견했다.
떨어진 낙엽과 오전에 온 비로 만들어진 웅덩이가 카페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낡은 나무 간판도 흐릿한 날씨와 안성맞춤이었다.
애월의 한적한 동네에 위치한 단층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것 같다.
흙과 돌을 이용해 만든 벽 위에 대한민국의 산업화의 흔적인 슬레이트 지붕이 눈에 띄었다.
외관에는 손을 많이 대지 않으신 것 같다.
내부는 우드& 화이트 인테리어로 하셔서 아늑한 느낌을 주셨다.
이 곳이 카운터이자 주방으로 쓰이는 공간인데, 나도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늑한 공간이었다.
특이한 점은 목구조로 지붕을 보강하였는데,
석면 슬레이트 지붕에 이 정도의 구조체가 필요할까 의문이었지만,
목구조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으셨던 이유가 가장 크겠지!
카페라는 공간 특성상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기둥 간격은 적합하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기존의 기둥을 얇은 나무 기둥으로 바꾸시면서 수평 부재를 보강한 것 같다.
카페의 절반은 책방으로 사용된다.
부부께서 운영하시는 공간인데, 카페와 서점을 각각 맡아서 운영하시는 것 같다.
디자인, 인문, 건축, 사회 등 꽤나 다양한 서적이 있었고,
그림이나 포스터 또는 자판기 등 다양한 제품들도 팔고 있었다.
카페를 목적으로 온 손님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나도 나중에는 이런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제주에 방문하지 않은 몇 년 사이 책방이라고 불리는 독립서점이 많아졌다.
그만큼 작가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는다는 의미겠지?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설정샷을 많이 찍었다.
이 카페에서 유명하다는 아몬드 라테를 시켰다.
달달한 맛이었다. (나는 아직 음식에 대한 평을 잘 못하겠다.)
몇 년 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을 토대로 평을 해보자면, 라테를 정말 잘 만드신다.
우유 스팀을 만들 때는 소위 말하는 '게거품'이 나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잘 못했어서 이렇게 벨벳 같은 질감의 라테를 보면 기분이 좋다.
우리가 갔을 때는 손님이 없었지만, 커피가 나올 때쯤 손님들이 많아져서 밖으로 나왔다.
제주도라서 앉아 있을 만했고, 무엇보다 야외도 분위기 있어서 꽤 오래 머물렀던 공간이다.
코로나가 다시 또 심해지려 하는 시기라서
음료를 마시느라 마스크를 뺄 수밖에 없는 카페라는 여건 상 실내는 찝찝했다.
이때가 수도권 1.5단계였는데, 지금은 3단계를 앞두고 있다...
서울에 올라와 집에만 있는 지금, 얼마 안 됐지만 이때가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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