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시돌 목장과 테쉬폰
- 이용시간: 10시~ 5시, 화 휴무
- 입장료 없음
제주도 성이시돌 목장 리뷰_ 제주 축산업의 역사와 임피제 신부 이야기
몇 년 전부터 오고 싶었던 '성이시돌 목장'에 오게 되었다.
예전에 이 목장을 배경으로 한 야경사진을 본 이후 꼭 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목장 초입에 위치한 이 우유곽 모양의 조형물은 ‘우유부단’ 카페에서 설치한 거라고 한다.
사진 찍기에 너무 좋다. (항상 정상적인 포즈로 찍지 않는 나….)
‘우유부단’이라는 카페는 목장의 유기농 우유와 유제품을 파는 곳이다.
기념품도 함께 판다고 한다. 나는 관심이 없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카페는 휴무일은 딱히 없고 오전 10시~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맞은 편에는 이렇게 양들이 있다.
사진이 무슨 명화처럼 나왔다. 이제 슬슬 성이시돌 목장의 역사에 대해서 말해야지.
성이시돌 목장은 비영리 단체인 ‘이시돌협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목장 이름을 내걸은 유기농 우유를 판매한다. ‘한살림’같은 곳에서 판매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가면 볼 수 있는 경주마들도 현재 꽤 비중있는 수입원 인 것 같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은 다시 요양원이나 교육사업에 순환된다고 한다.
이 농장은 '푸른눈의 돼지 신부'라는 별명을 가진 '임피제' 신부님이 만든 것이다.
임피제는 한국 이름이고, 본명은 패트릭 제임스 맥글린치 (Patrick James Mcglinchey)이다.
1928년 아일랜드에서 출생하여,
20대인 1954년에 제주도에 신부로와서 제주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고인의 뜻에 따라 한국의 땅에 묻히셨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 후, 더 가난해진 제주도에 도착한 20대의 '임피제' 신부님은
돈을 벌러 육지에 갔다가 사망하는 제주도민들을 보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처음에는 면직사업을 하다가 양도 수입하고, 새끼를 벤 돼지를 제주도로 데려왔다.
기존에도 제주도에는 재래 돼지가 있었는데, 이 흑돼지는 핑크돼지보다 자라는 속도가 2배 느렸다.
그래서 신부님은 다른 곳에서 데려온 돼지를 청소년들에게 주며 이를 키워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돼지에게 가는 사료까지 팔아버릴 정도로 너무 가난한 상황이라서,
돼지가 어느정도 자라면 성이시돌 목장에서 키웠다고 한다.
그렇게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개간하여 목축사업을 했고 그곳이 '성이시돌 목장'이다.
이는 제주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발자국이 되었다.
양돈에만 그치지 않고 후에는 사료장도 만들고, 소도 기르고 있다.
그리고 이게 성이시돌 목장의 그 유명한 테쉬폰이다.
테쉬폰은 호주인 건축가 ‘제임스 월러’가
이라크 티그리스 강 인근 고대 유적 ‘Ctesiphon’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낸 건축 양식이다.
텐트와 같은 이 건축 구조는 임피제 신부님이 목장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처음 지었다고 한다.
테쉬폰이라는 양식은 사료공장, 성당, 돈사 등으로 꽤나 활용이되었다.
그리고 1960년대에는 대한주택공사가 주택난 해결을 위해 이 양식을 사용하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성이시돌 목장의 테쉬폰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지어졌고, 점차 다른 지방으로 보급되었지다.
하지만 현재는 제주도에만 13채가 남아있다고 한다.
나도 여기서 사진 한번 찍었다.
인터넷에 있는 테쉬폰 배경의 야경 스냅샷을 보면, 이곳에 전구를 매달아져 있다.
실제로는 그런 거 전혀 없고 개인들이 달고 찍은 것 같다.
밤에 가봤을 때는 정말 깜깜하고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야경을 찍을 줄 아는 카메라 수준이 아니라면 밤에 방문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문화재로 보호 지정 논의가 있는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런 스냅샷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중간에 이런 포토스팟도 있다.
그리고 목장 일대도 초원이라서 풍경이 아름답다.
제주도의 중산간 지방을 느끼려면 꼭 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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