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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제주도

제주 카카오패밀리, 카카오 그리고 초콜릿!

by Å▒ 2021. 2. 7.

카카오 패밀리 Cacao Family, 제주 시골에서 진짜 카카오를 만나다.

  • 이용시간: 11시~19시 (일요일 휴무)
  • 번호: 0507-1485-1243
  •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구좌로 60 1층

 

몇 년 새 제주도 동쪽에 있는 세화리라는 마을에 소품샵과 책방이 많이 생겼다.

세화리 소품샵들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카카오 패밀리'라는 가게를 가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라서 포스팅하게 되었다.

 

 

구좌읍 세화리는 읍내까지는 아니고 시골 시내 정도다.

조용한 이곳에 얼마 전부터 젊은 사장님들이 모여,

자신들만의 생각과 가치를 담은 소품샵, 책방 그리고 카페와 같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세화리는 제주도의 타 관광지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서울 어딘가 상수동스러우면서도 제주스러웠다.

 

카카오 패밀리라니 이름이 참 익숙하다. 

다음카카오 캐릭터 친구들이 생각나서일까?

(알고 보니 라이언과 어피치는 카카오 프렌즈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카카오라는 명칭은 다른 의미로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카카오 콩' 관련 사업을 하는 분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건물이 허름하고 눈에 띄는 간판도 없어서 지도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 쳤을 것 같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공정무역을 파는 초콜릿 가게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초콜릿을 모은 잡화점 이거나!

 

 

들어가 보니 초콜릿 가게가 아니라 ('카카오 패밀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카오를 파는 가게였다.

나는 왜인지 모를 당혹감을 느꼈다.

10년 동안 카카오 톡, 카카오 뱅크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카카오가 초콜릿의 주원료라는 것을 잊고 살아왔기 때문인 걸까?

 

카카오=초콜릿이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이다.

단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잠시 바보처럼 느껴졌다.

 

 

들어가서 어슬렁어슬렁 둘러보고 있을 때, 사장님께서 따뜻한 초콜릿 라떼를 주셨다.

달지 않은 초코라떼 였다!

달지 않아도 맛있을 수 있다니!

처음엔 무설탕 맛이 낯설었지만 이내 곧 잔을 비웠다.

 

 

라떼를 타 먹을 수 있도록 카카오 분말도 판매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구매해 갔다.

이런 따뜻한 시 음료 서비스는 확실히 소비자의 지갑을 더 쉽게 여는 열쇠 같다.

따듯한 온도가 실제로 감성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달까?

(그래서 나도 지갑을 열었다.)

 

 

한쪽 벽에는 이렇게 카카오 원두에 대한 설명과 사진이 붙어있다.

그리고 남미를 연상시키는 소품이 곳곳에 있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카카오 생두들에 관한 내용이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하지 몰랐다.

대부분 중남미에서 나오고 있고, 유일하게 중남미가 아닌 곳은 베트남뿐이었다.

 

카카오의 원산지들이 대부분 커피의 원사지와 비슷했다. 

실제로 카카오나무보다 고도가 더 높은 곳에서 커피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카카오 열매의 모양 정도만 알았지

저 안에 씨앗 같은 것들이 카카오 빈이고 그것들이 초콜릿의 주원료가 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다양한 원산지의 카카오 콩도 판매 중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카카오 하면 달콤한 초콜릿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 초콜릿은 유럽이 원조라고 생각하겠지만, 진짜 원조는 마야인들이다.

16세기쯤 유럽인들이 남미대륙에 침투하면서 (단맛에 환장하는 유럽 귀족들에 의해)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초콜릿을 변형시킨 거라고 한다.

원래 마야인들은 쓴 카카오를 음료 형태로 마셨다고 한다.

그렇게 유럽에 퍼진 초콜릿은 19세기 및 20세기에

허쉬 같은 대량생산 기업으로 인해 대중화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카카오의 역사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몇 년 전 국내 건강식품 홈쇼핑에도 불어닥친 카카오 닙스 열풍이 생각난다.

아시다시피 카카오는 원래 쓰다. 

카카오를 가공하고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과 지방을 첨가하기 때문에 달고 맛있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몸에 안 좋다.

시중의 이러한 초콜릿들 때문에 대중들은 카카오를 건강식품이라고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사장님도 주원료인 '카카오의 건강성'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카카오 닙스 종류가 정말 많은 데다가 모두 시식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제주 감귤, 백년초, 블루베리 등 제주도스러운 카카오 닙스들이었다.

사장님께서 개발하는데 힘 좀 쓰신 것 같다.

 

참고로 카카오 패밀리는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다.

김정아(부인) 대표님이 매장 관리 및 요리법 개발을 담당하고, 

이인욱(남편) 이사님이 카카오 역사, 효능, 활용법 연구 및 카카오 수입관리를 담당한다고 한다. 

 

 

나는 라즈베리 카카오 닙스를 사서 요거트에 넣어 먹고 있다.

카카오 닙스 말고도 카카오 라테 분말, 원두, 초콜릿, 카카오 볼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나는 뚜벅이라서 많이 못 사 왔지만, 다른 관광객분들은 많이 사가셨다.

흔하지 않은 기념품이라서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다.

 

 

매장 한편에는 카카오로 만든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놓으셨다.

 

포스팅을 하다 보니 왜 제주도의 시골에서 카카오 사업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

2020년 3월 자로 잡지 '톱클래스'에서 사장님 부부의 인터뷰를 찾을 수 있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퇴사 후 선교 및 사업의 일환으로 과테말라에 살면서 카카오나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몇 년 후 제주도에 정착하여 사업을 시작했고,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를 건강한 식자재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목표이신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제주도의 시골인 걸까?

지역 생산, 지역 소비 등을 지향하려고 하고, 주변의 사업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콜릿에 들어갈 생크림이 필요하다면 주변 목장의 것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카카오 패밀리의 슬로건은 '농민과 생산자, 소비자 모두 한가족'이다.

(아... 그래서 카카오 '패밀리'구나...)

그들은 도시 중심의 삶과 반대되는 자연적인 삶을 지향했고,

그 당시 이러한 삶을 풀어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가 제주도였다고 판단한 것 같다.

(잡지 기사를 읽고 난 후 나의 뇌피셜이다.)

 

몇 년 동안 많은 이들이 제주도로 향했다.

다른 시골도 많지만 제주도를 선택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젊은 이들이 모이고,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지 않았을까?

 

 

가게 한편에는 각종 초콜릿을 모아서 디스플레이해놓으셨다.

 

두서없이 적었지만,

사장님들의 경영마인드가 인상 깊다 보니 길게 포스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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